2017/12/30 23:17

2017 제2회 페이토음악상 2017 Peitho Music Award 클리블랜드

페이토공국 홈페이지 방문자 여러분들은 이 페이지를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수상곡들을 꼭 들어보세요!

페이토음악상
2016년에 시작한 페이토음악상은 훌륭한 작품을 발표했음에도 시간이 지나거나 기회 부족으로 그에 합당한 대중적 평가를 얻지 못한 한국 대중음악을 위한 상입니다. 시상 전전년도에 발표된 한국 대중음악 노래와 앨범을 심사하고 평가하며, 여섯 가지 느낌의 노래상(부딪는, 뛰솟는, 흔드는, 애틋한, 춤추는, 내뱉는)과 장르통합 하나의 앨범상을 시상합니다. 각 여섯 곡은 미국의 Grammy Award(Metal, Rock, Alternative, Pop+R&B+Country, Dance/Electronic, Rap) 그리고 한국대중음악상(헤비니스, 록, 모던록, 팝+알앤비&소울+포크, 댄스&일렉트로닉, 랩&힙합)의 경우과 비교될 수 있지만 정확히 일치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심사, 선정 및 평가위원
페이토 (대중음악 애호가 겸 아마추어 평론가)

지난 시상 결과
2016 제1회 페이토음악상

2017 제2회 페이토음악상
2015년 발표된 작품을 심사하고 평가하며, 총 7개 부문을 시상합니다. 노래부문 여섯 (부딪는, 뛰솟는, 흔드는, 애틋한, 춤추는, 내뱉는), 앨범부문 하나.

재작년의 부딪는 노래


이스턴 사이드킥 (Eastern Sidekick), "낮 (Digger)" from <굴절률>
작곡 및 작사 고한결(이스턴 사이드킥), 편곡 이스턴 사이드킥, 15년 10월 발매, 배급 지니뮤직

단 것, 더 단 것을 찾는 건 우리의 혀 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귀 역시 "달달함"에 빠져버린지 오래다. 음악시장의 핵심 소비자로 자리를 잡은 젊은 여성들은, 여성스러운 여성 아티스트를 찾거나 여성스러운 남성 아티스트를 찾는다. 남성은 거세되었다. / 그래서 이 굵은 직선의 밴드는 소중하다. 딱히 뜻을 찾기 어려운 가사는 오로지 강력한 리프에 온몸을 던지라는 배려 같다. "오래도 파는구만." 무한정 땅을 파대는 그에게 남자의 냄새가 난다.


재작년의 뛰솟는 노래


라이프 앤 타임 (Life and Time), "급류 (Rapids)" from <LAND>
작곡, 작사 및 편곡 라이프앤타임, 15년 9월 발매, 배급 벅스

누군가에게 록은 시끄러운 음악이다. 그래서 록음악은 자연과는 멀게, 그리고 시끄러운 도시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그러나 도시가 언제나 시끄러운 것도 아니고, 자연이 언제나 고요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미 작년 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출중한 중고신인 밴드는 제목에 자연현상들을 붙인 곡들로 가득찬 첫 정규앨범을 취입했다. 첫 트랙인 이곡은 특히, 마치 듣고만 있어도 쓸려내려갈 것만 같은, 무겁지만 또 홀가분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훌륭한 앨범의, 정말 훌륭한 첫 트랙이 아닐 수 없다.


재작년의 흔드는 노래


이승열 (Yi Sung Yol), "A Letter From" from <Syx>
작곡, 작사 및 편곡 이승열, 15년 7월 발매, 배급 지니뮤직

거장. 대부. 이제 고작 40대 후반에 접어든 음악가에게 이런 수식이 가능한 까닭은 오직 그의 음악만이 설명해줄 수 있다. 그의 5집 <Syx>가 전곡에 걸쳐 깊고 웅장한 느낌을 주는 것은, 바로 이 2번 트랙 A Letter From이 청자를 바다 한가운데 깊숙이 담갔기 때문일지 모른다. "죽음, 삶을 끊진 못해. 불안은 덧없어라, 속절없이 타는 밤." 불행히도 우리는 그 깊은 바다에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날 이후 다른 우주, 참던 숨을 쉴 수 있는, 기적 같은 바다여." 거장은, 거장의 방식으로 자신의 슬픔을, 그리고 모두의 슬픔을 치유한다.


재작년의 애틋한 노래


김사월 (Kim Sawol), "접속" from <수잔>
작곡 및 작사 김사월, 편곡 김사월·김해원·장수현, 15년 10월 발매, 배급 포크라노스

이 포크 음악가는, 이미 김해원이라는 또 다른 음악가의 성공적 발굴(?)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 둘의 협업으로 2014년 세상에 나온 <비밀>은 한국 포크음악이 그 해 내놓은, 아니 근래 내놓은, 아니 어쩌면 오랫동안 내놓지 못했던, 최고의 수작이다. / 이번 앨범에서 김사월은 독립했다. 모든 곡을 썼고, 모든 노랫말을 썼다. 김해원은 옆에서 도와주었을 뿐이다. 결과물은? 거칠었던 진행은 보다 여려졌고, 직설적이었던 노랫말은 보다 서정적으로 변했다. 한마디로, "김사월은 독립했다." 독립한 여성은 단연코 매력적이다.


재작년의 춤추는 노래


칵스 (The Koxx), "by the way" from <the new normal>
작곡 박선빈(칵스), 이현송(칵스), 작사 이수륜(칵스), SHAUN(칵스), 편곡 칵스, 15년 11월 발매, 배급 벅스

우리네 대중음악이 서구로부터 왔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정말로 세련된, "간지나는" 음악을 들었을 때 우리는 으레 파란 눈의 작곡가를 떠올린다. 하루는 종일 이 펑키한 멜로디가 귓가에 맴도는데, 누구의 노래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다. 그 답답함은 머지않아 해결되었다. 해결과 동시에 감탄했다. / 이 중견 밴드는 스스로를 록밴드로 규정하지 않는다. 장르의 해체를 생각하자면, 이 밴드는 포스트모던적이다. "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좋은 건 원래 설명하기 어려운 법이다. 복분자의 경우엔 먹어봐야 하고, 칵스의 경우엔 들어봐야 한다.

재작년의 내뱉는 노래


이센스 (E SENS), "Writer's Block", from <The Anecdote>
작곡 및 편곡 Daniel Obi Klein, 작사 이센스, 15년 8월 발매, 배급 지니뮤직

글 쓰는 작업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결과물의 좋고 나쁨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 논란(?)의 힙합 음악가에게도 작문은 어려웠을 것이다. "조바심에 쓰다만 결과는 구렸고," 집에서 "5차 정도만 달린," 방엔 "다 비운 맥주캔에 다 핀 담배"가 있는 사람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그래, 나 자신이다). 그래도 일이기에, 작가의 폐색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펜을 잡는다. 키보드에 손을 얹는다. 아, 이센스의 경우에, 결과물은 좋음을 넘어, 완벽했다.

재작년의 앨범 (공동수상)
공중도덕 (Gongjoong Doduk), <공중도덕>
15년 2월 발매, 배급 미러볼뮤직
이센스 (E SENS), <The Anecdote>
15년 8월 발매, 배급 지니뮤직

이 글을 쓰기 직전까지 두 앨범을 한번씩 다시 돌려 들어보았다. 그리고, 공동 시상은 으레 상의 권위를 떨어뜨리기 마련이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고민 끝에 두 앨범 모두를 재작년의 앨범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심사위원은, 공동 시상이라는 이유로 상의 무게가 떨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이센스의 정규 1집 <The Anecdote>는 자서전이다. 사람들은 그의 고향을(Back In Time), 조숙했던 유년을(주사위), 불우했던 가정사를(The Anecdote), 데뷔 과정을(Next Level), 예술가의 고민을(Writer's Block), 사회와 힙합씬에 대한 생각을(Tick Tock, 삐끗), 그리고 마음에 안드는 누군가를 향한 디스를(10.18.14), 하나의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 모두 들을 수 있다. 아니, 즐길 수 있다. 누군가 자기 이야기를 이렇게 재밌게, 몇 번이고 들어줄 수 있다면, 이야기꾼으로서 더 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어쩌면 이센스의 <The Anecdote>의 정반대의 위치에, 공중도덕의 데뷔 앨범 <공중도덕>이 있다. 곡들은 가사가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 불분명한 발음과 해석이 불가능한 문장으로 가득 차있다. 마치 이상의 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은, 더욱 난잡하고 어처구니 없이 조악한 리듬과 멜로디로 더해진다. 이렇게 난잡하고 조악한 소리가 이상하게 자꾸 끌린다면, 이는 순전히 이 무명 음악가의 신비한 능력이라고 밖에는 할 수가 없다. "음악만이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누군가의 오글거리는 문장은, 이 앨범에서 진짜가 된다. 이건, 마약이다.


2017 제2회 페이토음악상 수상결과
재작년의 앨범(공동 수상): 공중도덕, <공중도덕>. 이 앨범은 이곳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재작년의 앨범(공동 수상): 이센스, <The Anecdote>
재작년의 부딪는 노래: 이스턴 사이드킥, "낮 (Digger)"
재작년의 뛰솟는 노래: 라이프 앤 타임, "급류 (Rapids)"
재작년의 흔드는 노래: 이승열, "A Letter From"
재작년의 애틋한 노래: 김사월, "접속"
재작년의 춤추는 노래: 칵스, "by the way"
재작년의 내뱉는 노래: 이센스, "Writer's Block"

덧글

  • 2018/04/26 23:2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페이토 2018/05/24 18:59 #

    작년에 취소되지 않았나? 올해는 영 눈에 띄는 게 안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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