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9 01:37

2016 제1회 페이토음악상 2016 Peitho Music Award 클리블랜드

페이토공국 홈페이지 방문자 여러분들은 이 페이지를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수상곡들을 꼭 들어보세요!

페이토음악상
2016년에 시작하는 페이토음악상은 훌륭한 작품을 발표했음에도 시간이 지나거나 기회 부족으로 그에 합당한 대중적 평가를 얻지 못한 한국 대중음악을 위한 상입니다. 페이토공국 홈페이지는 이런 컨셉트의 음악상을 몇 년 전부터 기획하고 있었지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했습니다. 페이토음악상은 시상 전전 연도에 발표된 한국 대중음악 노래와 앨범을 심사하고 평가하며, 여섯 가지 느낌의 노래상(부딪는, 뛰솟는, 흔드는, 애틋한, 춤추는, 내뱉는)과 장르통합 하나의 앨범상을 시상합니다. 각각의 여섯 곡는 미국의 Grammy Award(Metal, Rock, Alternative, Pop+R&B+Country, Dance/Electronic, Rap) 그리고 한국대중음악상(헤비니스, 록, 모던록, 팝+알앤비&소울+포크, 댄스&일렉트로닉, 랩&힙합)의 경우과 비교될 수 있지만 정확히 일치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심사, 선정 및 평가위원
페이토 (대중음악 애호가 겸 아마추어 평론가)

2016 제1회 페이토음악상
2014년 발표된 작품을 심사하고 평가하며, 총 7개 부문을 시상합니다. 노래부문 여섯 (부딪는, 뛰솟는, 흔드는, 애틋한, 춤추는, 내뱉는), 앨범부문 하나.


고고스타 (GoGo Star), "망가진 밤" from <망가진 밤>
작곡 및 작사 이태선(고고스타), 편곡 고고스타, 14년 7월 발매, 배급 CJ E&M
재작년의 부딪는 노래. "명곡은 록에 있는 것 같아요." 일렉/신스와 록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던 이태선은 3집의 방향을 고민하다, 명곡은 록에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기타를 잡는다. "망가진 밤"은 바로 그 고민의 결정체다. 보다 선명한 기타와 차라리 경쾌한 베이스, 그리고 타격감 넘치는 드럼은 이들을 변종 아닌 정통 록스타로 만든다. 이제 신시사이저는 노래 전체를 휘감기보다 절묘하게 침투해 들어간다. A-B 파트의 완벽한 구분과 그 구분 사이의 구절 "HEY! HO! LET'S GO!"에서는 노골적으로 슬램을 유도한다. 이보다 부딪치고 부딪히기 쉬운 노래가 없다. 이 노래는 록 페스티벌 그 자체다.


보이즈 인 더 키친 (Boys in the Kitchen), "Bivo" from <Boys in the Kitchen>
작곡 및 작사 전현근(보이즈 인 더 키친), 편곡 보이즈 인 더 키친, 14년 11월 발매, 배급 미러볼 뮤직
재작년의 뛰솟는 노래. 50년 전 이미 비틀스가 보여줬듯, 록음악의 매력은 한편으로 끝없는 확장에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본래의 기타, 베이스, 드럼이 들려주는 "정직한" 소리는 록음악이 들려줄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다. 그래서 우리는 90년대 너바나에 열광했고, 지금의 푸 파이터스와 악틱 몽키즈를 사랑한다. 그리고 여기, 보이즈인더키친이 있다. 한국 네이티브 발음과는 거리가 먼 도입부 가사는 쫀득함을 더한다. 분명히 슬픈 소식인데, 비보가 아닌 Bivo다. (곡을 들어보면, Bivo를 어떻게 발음해야 할 지 대강 감이 오실 게다.) 한국에도 이런 음악이 있다. 그리고 그 장소는 차고(garage)가 아닌 주방(kitchen)이다. 시애틀에 개러지 록이 있다면, 한국에는 키친 록이 있다.


라이프 앤 타임 (Life and Time), "대양" from <The Great Deep>
작곡, 작사 및 편곡 라이프 앤 타임, 14년 5월 발매, 배급 벅스
재작년의 흔드는 노래.
2015년 대중음악의 아이콘은 혁오였다. 그러나 브라운관에 혁오의 오혁 대신 라이프앤타임의 진실이 출현했다면 작년의 아이콘은 라이프앤타임이 되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상의 주인공은 혁오의 "와리가리"가 되었을지 모른다. 로로스 출신의 진실(보컬/기타), 칵스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는 박선빈의 기본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재즈 드러머 임상욱의 혼을 빼놓게 하는 손놀림에 집중하기에도 모자라니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사운드라면, 당신은 십중팔구 재즈 리스너이거나, 영화 "위플래쉬"를 감명 깊게 봤을 것이다. 도대체 이런 곡을 완주한 다음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혹 대양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정말이지 느껴보고 싶다.


에프엑스f(x), "All Night" from <Red Light>
작곡 및 편곡 Teddy Riley·이현승·진보·Ylva Anna Birgitta Dimberg, 작사 진보·김미영·이은진, 14년 7월 발매, 배급 KT뮤직
재작년의 애틋한 노래. 에프엑스의 대표곡들은 전자/댄스 음악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이 곡을 재작년의 애틋한 노래로 꼽은 데에는 이 노래 자체가 훌륭한 팝의 요소를 모두 담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 세련되었으면서도 절제된 안무는, 귀 깊숙이 꽂히는 멜로디 라인을 부각한다. "너의 색깔로 나를 색칠해"달라는 가사는 낭만을 더하고, 그 설렘을 못 이긴 크리스탈과 설리는 서로를 껴안는다. 에프엑스 노래 중 가장 "설리다웠던" 곡을 마지막으로 설리는 에프엑스를 떠난다. 그녀의 팬에게는 더욱 애잔한 곡일지도 모르겠다.


서태지 (Seotaiji), "Christmalo.win" from <Quiet Night>
작곡, 작사 및 편곡 서태지, 14년 10월 발매, 배급 CJ E&M
재작년의 춤추는 노래. 이따금씩,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천재적인 곡이라고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 고백하자면 나는 서태지의 타고난 "시대적 감각"에 대해서 한 번도 부인해 본 적이 없지만, 유감스럽게도 그의 곡이 천재적이라고 느낀 적 역시 없었다. 그러나 그가 오랜 공백기를 깨고 선보인 곡 "Christmalo.win"은 그의 천재적 작/편곡능력을 깔끔하게 증명한다. 전자사운드는 기괴하고, 가사는 절망적이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경쾌하고 신난다. 대중음악의 미래는 일렉트로닉과 록의 결합에 있다. "서태지밴드의 서태지"는 그의 시대적 감각과 타고난 작곡능력을 한데 뭉쳐 할로윈의 공포와 크리스마스의 선물로 승화해냈다. 과연 서태지다. 과연 천재다.


배치기 (Baechigi), "뜨래요 (Feat. 앙리 of 3B)", 싱글
작곡 및 편곡 서용배·이기·앙리, 작사 무웅(배치기)·탁(배치기), 14년 3월 발매, 배급 Sony Music
재작년의 내뱉는 노래. 힙합이라는 장르에서 가사가 점하는 위상은 여타 대중음악 장르에서의 그것과 대비하기 어렵다. 애초에 힙합에서는 리듬과 멜로디 이전에, 가사를 쓰는 것 자체가 곡을 쓰는 과정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사에 힘을 싣기 위해 아주 단순한 비트만을 반복하는 경우도 많다. 배치기는 랩이 가지는 라임의 힘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이를 한번 들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강력한 멜로디와 함께 버무려냈다. "막힘없이 불타는 사랑했뜨래요." 이러한 음악을 두고 "힙합의 변절"이라 칭하면 매우 곤란하다. 이것은 이것대로 힙합이고, 좋은 콜라보이며, 사실 그 다른 어떤 것이기 이전에, 좋은 음악이다.


고고스타 (GoGo Star), <망가진 밤>
14년 8월 발매, 배급 CJ E&M
재작년의 앨범. 그러니까, 이 앨범을 논하자면 대강 다음과 같은 밤을 떠올려야 한다. 오늘 밤은 망가지기로 선언한다(망가진 밤). 왜 망가져야 하는가? "ddoob ddoob 가지 않는 너의 전화."(런웨이) 그 뒤로는 되지도 않는 영어로 신나게 울부짖고(슈나이션), 여전히 강한 비트에 어두운 가사가 온몸을 휘감도록 한다(걸어가는 허수아비, 하이찰리). 진이 어느정도 빠진 다음에는(검은 극장),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랩을 읖조린다(신의 가호). 집으로 돌아와 장롱을 보며 애상에 잠긴다(장롱안 세상).

이제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고고스타는 3집 <망가진 밤>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뉜다. 페스티벌에서는 여전히 "치키치키"가 더 인기를 끌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일렉/신스와 록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 <망가진 밤>이라면 고고스타의 선택은 백번 옳았다. 모든 곡을 쓴 것도 모자라 직접 프로듀싱까지 한 이태선의 능력에는 한없는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그 수준은 차근차근이 아니라 훌쩍훌쩍 올라갔다. 가는 길이 분명하니 거침이 없다. 운동선수 출신답다! (이태선은 부상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다이빙 국가대표 상비군이었다!)

1집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음악은 많다. 그러나 여세를 몰아 2집까지 히트를 치는 것은 쉽지 않다. 방향성을 바꾼 3집에서 성숙해지기는 더더욱 어렵다. 고고스타는 <망가진 밤>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 정도야." 3집이기 때문에 더 빛나는 앨범이다.


수상결과
재작년의 앨범: 고고스타, <망가진 밤>
재작년의 부딪는 노래: 고고스타, "망가진 밤"
재작년의 뛰솟는 노래: 보이즈 인 더 키친, "Bivo"
재작년의 흔드는 노래: 라이프 앤 타임, "대양"
재작년의 애틋한 노래: 에프엑스, "All Night"
재작년의 춤추는 노래: 서태지, "Christmalo.win"
재작년의 내뱉는 노래: 배치기, "뜨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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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커부 2016/05/02 14:08 # 답글

    서태지는 연주는 좋은데 항상 목소리는 제 스타일이 아니더군요 ㅠㅠ 그 외 Bivo나 대양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ㅎㅎ
  • 페이토 2016/05/03 01:19 #

    보컬리스트로서의 서태지를 훌륭하다 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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